특수지역/오키나와
한국과 가장 가까운, 이국의 휴양섬
일본 오키나와
일본에 속해 있으면서도 일본 같지 않은 느낌의 섬. 오랜 세월 동안 일본 본토와 별개로 독자적인 문화가 발달했던 오키나와는, 지리적 위치로 보았을 때도 오히려 대만과 가까울 만큼 남쪽에 자리잡고 있어, 여러모로 색다른 모습을 자아낸다. 일본에서 가장 빨리 봄을 맞이하는 곳, 그리고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해수욕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오키나와 여행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추운 계절, 따뜻한 남국으로의 여행이 절로 생각난다.

오키나와는 지리적, 기후적 특징으로 말미암아 종종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교되기도 한다. 또한 남태평양의 휴양섬에 가까운 온화한 기후, 아름다운 해변 등을 갖춰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아닌 게 아니라 오키나와의 관광 명소 리스트를 살펴보노라면 아메리칸 빌리지, 파인애플 농장과 같이 미국적인, 혹은 이국적인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장소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오키나와 지역 그 자체의 매력에 오롯이 빠져보려면, 이곳에서만이 누릴 수 있는 체험거리가 있는 명소들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의외로' 섬의 면적이 넓은 편인 오키나와를 고루 둘러보려면, 적어도 4박5일 이상은 시간을 들여 남부에서 중부, 북부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별 명소를 고루 훑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각 지역별 명소의 거리가 떨어져 있고 접근성이 다소 불편한 만큼, 렌터카를 이용해 다니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할 것이다.

오키나와의 관문인 나하 공항이 자리잡은 남부에서 본격적인 여행의 여정이 시작된다.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사랑받을 만큼, 오키나와에서 널리 알려진 관광 명소들은 대개 중부와 북부에 집중되어 있는 편. 물론 오키나와의 '상징'과도 같은,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해수욕이 가능한 해변은 섬 곳곳에 조성되어 여행객의 발길을 늦추게 마련이다.

개중에서도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만자모는 오키나와 여행 하면 사람들이 첫손에 꼽는,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다. 과거 14~17세기경에 오키나와가 '류큐 왕국'이라 칭해지던 당시의 왕이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풀밭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지명으로, 코끼리의 옆모습을 쏙 빼닮은 석회암 절벽을 포함해 지역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식물군을 관찰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 온 지역답게 섬 곳곳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을 발견할 수 있다. 중부에 자리한 나카구스쿠 성터 역시 그 중 하나인데, 이 성터는 14세기 말까지 현지 호족이 몇 세대에 걸쳐 성곽을 쌓아올린데 이어 15세기 중반에 성곽이 최종 증축되어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오키나와에 잔존하는 성터 중에서 제일 잘 보존되어 있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히며 오랜 세월 동안 증축되어 온 유적답게 사방을 감싼 돌담 성벽을 비롯해 우물터, 성지, 훈련장, 묘소 등 다양한 시설이 남아 있다. 굳이 타국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지 않더라도, 바다와 접한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 늘어선 돌담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산책 겸 힐링 시간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키나와 북부에는 만자모와 함께 오키나와의 상징과도 같은 관광지인 해양엑스포공원, 즉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이 자리하고 있다. 해양엑스포공원 내에 자리잡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추라우미 수족관 관람은 '흑조'라고 불리는 오키나와 주변 바다 특유의 난류, 산호초, 심해 등 이 섬의 주변 바다 환경을 세심하게 재현한 '대수조'에서 절정을 이룬다. 고래상어, 세계 최대급 규모의 가오리 '만타' 등 진귀한 해양 생물을 코앞에서 감상하며 마치 바닷속 여행을 즐기는 듯한 '즐거운 착각'에 푹 빠져들 수 있다.

오경연
여행을 테마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온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여행 중인 생활여행자. '출국'과 'The Days of Wine and Roses'를 들으며 낯선 공간을 헤매는 것을 즐긴다.
